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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처음에 그냥 제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화물맵에서 26번 죽었는데 짝지 힐러가 계속 봐줬는데도 죽었으니까요. 그런데 나중에 돌아보니 솜브라 한 명이 저만 작정하고 노린 거였습니다. 오버워치 하위 티어에서 이런 악질 플레이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계획적인지, 실제 데이터를 보면서 짚어보겠습니다.

타겟팅 캠핑의 수법과 실제 피해 규모
제가 당한 날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EMP를 맞고 순간적으로 해킹 상태가 되자마자 솜브라가 달려왔습니다. 여기서 EMP란 솜브라의 궁극기로, 범위 내 적 전체의 스킬을 일시적으로 봉인하고 쉴드를 파괴하는 기술입니다. 저는 힐을 쓸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죽었습니다. 그리고 솜브라는 다시 은신했습니다. 이걸 20분 내내 반복했습니다.
이 행위를 타겟 그라인딩(Target Grinding)이라고 부릅니다. 타겟 그라인딩이란 5명 중 특정 한 명만 골라 집중적으로 처치하면서 심리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플레이 방식입니다. 팀 싸움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을 무너뜨려 그 사람이 게임을 끄게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제가 당한 솜브라도 팀원 넷이 싸우는 동안 저만 쫓아다니면서 EMP 쓰고 은신하는 걸 반복했습니다.
실제 기록된 사례를 보면 이 수법의 효과가 수치로 드러납니다. 한 게임에서 한 선수가 28번 처치를 기록했는데 팀은 졌습니다. 반대로 같은 선수가 적 팀이 됐을 때는 그 팀이 이겼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킬 수가 아니라 킬의 방향입니다. 특정 한 명만 28번 죽이면 그 사람이 리스폰(Respawn)을 반복하는 동안 팀은 4대 5 상황을 계속 강요받습니다. 리스폰이란 죽은 후 대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전장에 투입되는 시스템입니다. 한 명이 반복적으로 죽으면 그만큼 실질적인 전투 인원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깁니다.
악질 타겟팅 플레이를 구분하는 신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가 5명 있는데 나만 반복적으로 처치하고 교전 없이 이탈
- EMP 이후 은신 반복으로 아군이 인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접근
- 내 픽을 바꿔도 바뀐 영웅을 다시 추적해서 처치
- 승패와 무관하게 동일 행동 유지 (패작, 즉 의도적으로 지기 위한 행동)
여기서 패작이란 팀의 승리에 기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팀의 패배를 유도하는 행위입니다. 단순히 못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 경우 처치 수와 목표 기여도 사이의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집니다.
하위 티어에서 악질 유저가 더 많은 구조적 이유
제가 진짜 이해가 안 됐던 건 팀챗으로 솜브라 잡아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반응이었습니다. "못하는 거 무시 못 하냐", "힐러들 노답이다". 저는 힐을 못 준 게 아니라 물리적으로 죽어 있어서 못 준 건데, 같은 팀원들이 이걸 몰랐습니다. 실버 티어에서 이 수법이 더 위력적인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MMR(Match Making Rating)이 낮을수록 플레이어들이 게임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MMR이란 플레이어의 실력을 수치화한 내부 평가 지표로, 티어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실버나 브론즈 구간에서는 "왜 저 사람의 딜량이 낮은지", "왜 특정 영웅만 반복적으로 죽는지"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냥 "그 사람이 못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악질 유저가 이 구간에서 버티는 이유입니다.
게임 심리학 관점에서 온라인 게임 내 의도적 괴롭힘 행위는 TGBT(Toxic Game Behavior Targeting)로 분류됩니다. TGBT란 특정 유저를 반복적으로 선택해 플레이 경험을 악화시키는 행위 패턴을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이런 행위가 실제 유저 이탈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온라인 게임 내 부정적 상호작용 경험이 게임 지속 의향에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가 솜브라 사태 이후 며칠 동안 접을까 고민한 게 근거 없는 예민함이 아니었던 겁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이 쌓이면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연상이 형성됩니다. 저도 지금도 솜브라만 보면 그날 기억이 먼저 납니다.
제보된 사례에서도 피해 플레이어가 트레이서에서 파라, 파라에서 솔저, 솔저에서 솜브라, 솜브라에서 메이로 픽을 바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건 픽 카운터(Pick Counter), 즉 상대 영웅의 단점을 이용하는 영웅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나름 시도한 겁니다. 날아다니면 못 잡겠지, 은신하면 따라오지 못하겠지, 생존기 있는 영웅 쓰면 살겠지. 그 고민의 흔적이 픽 변경 기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기록이 좀 마음 아팠습니다.
오버워치 측은 반복적인 의도적 방해 행위에 대해 계정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Blizzard 고객지원). 신고가 실제로 처리되려면 같은 게임을 한 여러 명이 동시에 신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저도 그날 신고는 했습니다. 이길 것 같아서 스폰에서 안 나가고 버티다가 끝나자마자 신고 버튼 눌렀는데, 그게 실질적으로 처리가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게 또 답답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악질 유저 한 명이 게임을 그만두게 만드는 사람 수를 따지면, 한 판에 1명만 잡아도 한 달이면 수십 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건 과장이 아닙니다. 브실골 구간에서 하루 한두 시간 하면 이런 유형의 플레이어를 한두 명 보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그 구간에서 경험하면서 느낀 겁니다.
정리하면, 이건 실력 문제가 아닙니다. 저도 오래 그 생각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치를 보면 명확합니다. 28번 잡히고 지는 건 실력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걸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조금 덜 고통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악질 유저를 만났을 때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픽을 바꿔보다가 안 되면 팀챗에 한 번만 상황을 알리고 신고 후 다음 판을 여는 겁니다. 저처럼 스폰에 갇혀 20분을 버티는 게 심리적으로 훨씬 더 소모됩니다. 그 시간이 쌓이면 게임 자체가 싫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나게 만드는 게 저 플레이어의 목적입니다. 목적을 이뤄주지 않는 것, 그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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