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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스탯이 낮아도 "나는 어그로 끌고 있는 거야"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켰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킬로그를 보니 어그로가 아니라 그냥 공짜 데스를 헌납하고 있었더라고요. 스탯이 전부는 아니지만, 스탯이 너무 안 좋을 때는 반드시 한 번쯤 이유를 짚어봐야 한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스탯 해석 — 숫자 뒤에 맥락이 있다

스탯이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못하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트레이서로 어그로 끌기(적의 스킬과 시선을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집중시켜 팀원이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플레이)를 할 때는 어느 정도 데스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트레이서로 적팀 스킬을 다 흡수하면서 죽는 건 좋은 데스입니다. 우리 팀이 그 교환 자원을 잡아내면 충분히 의미 있는 교환이 되거든요.

문제는 끔살 데스입니다. 끔살 데스란 팀에 아무런 이득도 주지 못하고 그냥 일방적으로 사라지는 죽음을 말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사실상 4 대 5로 싸우는 것과 같고, 팀원 입장에서는 버티기조차 힘들어집니다. 제 경험상 이런 데스가 쌓이면 궁극기 충전 타이밍(각 팀이 강력한 스킬을 먼저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는 기회)도 고스란히 밀립니다.

그러니 스탯은 맥락과 함께 봐야 합니다. 제 스탯이 안 좋은 이유가 "의도적인 희생"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못 한 것"이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게 핵심입니다. 내신 성적처럼 스탯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픽 변경 — 고집이 팀을 먹인다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한 픽에 집착했던 겁니다. 사이드 플레이가 전혀 풀리지 않는 판에서도 트레이서를 고집하면서 계속 사이드로 나갔다가 혼자 떠버렸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때 팀원들 입장에서 저는 그냥 없는 사람이었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개념이 픽 변수(현재 영웅 구성으로 흐름이 바뀌지 않을 때 픽을 교체해 상대방의 예측을 깨는 선택)입니다. 궁극기 충전량 손해가 생기더라도 기본 힘싸움 자체가 안 된다면 픽 변수를 만들어내는 게 훨씬 낫습니다. 해당 영상 상황에서도 시메트라로 바꿨으면 훨씬 나았을 것 같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오리사 상대로 사이드보다는 텔레포터(시메트라의 궁극기로, 팀 전체가 특정 지점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스킬)를 이용해 본대 합류를 빠르게 하거나 포인트 기습을 노리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거든요.

실제로 픽 변경을 결정해야 하는 신호는 명확합니다.

  • 같은 동선으로 반복해서 잡히는 기시감이 든다
  • 딜 출력이 거의 없는데 데스만 쌓이고 있다
  • 상대 카운터픽이 명확하게 나를 찍어 누르고 있다
  • 우리 조합 자체가 사이드를 파는 구성이 아니다

골드 티어는 편차가 정말 심한 구간입니다. 제 경험상 고점은 상위 티어 못지않게 잘하는 플레이어도 있고, 저점은 정말 기초가 안 된 분들도 섞여 있습니다. 그 안에서 티어를 올리려면 내 픽이 이 판에서 효율적인지를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경쟁전 안내).

섭딜 운영 — 사이드만이 능사가 아니다

섭딜(서포트 딜러의 약자가 아닌, 본대 메인 전투 외곽에서 추가 위협을 만드는 딜러 포지션)이란 단순히 사이드로 돌아다니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섭딜이란 본대 싸움을 보조하면서 사이드 어그로, 거점 포인트 위협, 후방 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발대 A거점처럼 사이드 공간 자체가 협소한 맵에서 억지로 사이드를 고집하면, 계속 쫓겨나다가 프레아(대기권 돌입 상태의 파라)한테 맞고 그냥 죽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그게 먹히는 사이드가 아니라는 거죠.

제 경험상 브실골플 구간에서 섭딜이 풀리지 않는 판에는 이런 방법이 현실적으로 잘 먹혔습니다.

  1. 거점 포인트를 직접 밟아서 상대 자리를 후방으로 무르게 만든다
  2. 본대가 자리를 여는 타이밍에 맞춰 합류해서 딜을 실어준다
  3. 2층 또는 측면 고지에서 거슬리는 각도를 잡아 상대 포지션을 흔든다

이 과정에서 포킹(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견제 딜을 넣는 플레이 방식)이 막혀있는 시그마 같은 탱커가 있으면 본대 싸움 자체가 의외로 버텨집니다. 포킹이란 상대가 전진하지 못하도록 원거리 딜로 압박을 유지하는 전술인데, 시그마는 방어막으로 이를 상당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채팅은 정말 최대한 자제하는 게 맞습니다. 첫 거점 추가 시간까지 못 밀다가 한 번 밀고 그대로 3거점 고속도로가 열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채팅 끄고 게임에만 집중했더니 질 것 같던 판을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게임 연구 분야에서도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집중력 분산이 판단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은 꾸준히 지적되어 왔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다만 힐러 조합이 메이 또는 모이라 이딴 구성이면 얘기가 다릅니다. 그런 판은 입 닫고 열심히 하는 것보다 픽 변경 요구나 그냥 즐겜 모드가 오히려 멘탈에 낫습니다.

정리하면, 스탯이 나쁜 것 자체보다 "왜 이런 스탯이 나오는지"를 모르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의도가 좋아도 결과가 안 나오면 바꿀 줄 알아야 하고, 사이드 플레이가 안 풀리는 판에서는 거점 어그로나 본대 합류로 방향을 빠르게 전환하는 유연함이 티어를 올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다음 판부터 데스 한 번 날 때마다 그게 의미 있는 죽음이었는지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면 분명 뭔가 달라질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JHWPSTgx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