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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실수하면 바로 채팅창 열고, 본인이 죽는 건 아무 말 없이 넘기는 플레이어를 만난 적 있으신가요? 저는 브론즈-실버-골드 구간을 수년째 오가며 이런 유형을 정말 지겹도록 봐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딱 교과서 같은 사례를 접하면서, 이게 실력 문제인지 인성 문제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채팅 정치가 시작되는 배경
일반적으로 게임 내 분쟁은 실수를 한 쪽에서 먼저 사과하거나 조용히 넘어가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도 맞지 않습니다. 실제 랭크 게임에서는 오히려 못 하는 쪽이 먼저 채팅을 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번 사례가 딱 그랬습니다. 젠야타를 플레이한 미즈키라는 유저가 퍼블리시티 데스(Publicity Death), 쉽게 말해 아무 의미 없이 적에게 그냥 맞아 죽는 상황을 2회나 반복했음에도 채팅은 일절 없었습니다. 그러다 팀의 핵심 서포터가 리소스를 소비한 순간, 갑자기 "반응 못한 거 아니냐"며 채팅을 꺼냈습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를 보면서 느낀 건, 이건 분석이 아니라 선제 정치라는 점이었습니다. 지기 전에 핑계 거리를 먼저 만들어 두는 겁니다.
이런 유형의 채팅 정치가 발생하는 전형적인 패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본인 실수에는 무반응, 타인 실수에 즉각 채팅
- 게임 후반 스코어가 불리해지면 본인 이전 실수를 덮기 위해 먼저 공격
- 상대 팀이 긁어줄 때 동조하며 내부 분열 유도
- 신조어를 어색하게 끼워 넣어 비웃는 척 채팅 ("반응 못한 거 맞지 않나요 영크크" 같은 식)
마지막 항목은 솔직히 좀 웃겼습니다. '영크크'는 젊은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인데, 그걸 비웃는 맥락에 갖다 붙였습니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신조어를 "크크"가 들어가니까 대충 비웃는 용도로 쓴 것 같은데, 저는 이걸 보고 신조어를 오남용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스탯이 말해주는 것: 딜 아웃풋과 힐량의 불균형
이 판을 구체적으로 보면, 미즈키는 8데스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채팅으로 공격받은 디바는 1데스였습니다. 8데스 플레이어가 1데스 플레이어에게 정치를 하고 있는 구도였던 겁니다. 제가 직접 이 영상을 보면서 느낀 건, 이게 이기적인 합리화라는 게 수치로도 너무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젠야타라는 영웅을 조금 아시는 분이라면 이 문제가 더 선명하게 보이실 겁니다. 젠야타는 서포터이지만 힐 아웃풋(Heal Output), 즉 분당 회복량이 오버워치 전체 서포터 중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여기서 힐 아웃풋이란 특정 시간 동안 팀원에게 제공한 총 회복 수치를 의미하며,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생존력을 팀에 기여하는 방식 대신 딜 위주로 운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슬 하나로 패시브 힐을 걸어두는 구조라 안정적인 즉각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딜 포지션에서 아웃풋으로 팀 기여를 채워줘야 합니다.
그런데 미즈키의 스탯은 딜도, 힐도 다 처참했습니다. 딜러 상대로 맞다이를 피하지 않고 계속 노출되어 죽는 패턴이 반복됐고, 그 자리에서 나노부스트(Nanoboost), 즉 팀원 하나를 순간적으로 강화해 전황을 뒤집는 궁극기 활용도 타이밍이 엇나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힐도 딜도 없이 채팅만 많은 경우를 상상하긴 했지만, 실제 수치로 확인하니 저도 좀 황당했습니다.
아나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나노부스트를 디바에게 정확히 전달했고, 누구에게 줘야 가장 효율이 나오는지 판단이 명확했습니다. 저는 이게 실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영웅 정보).
브실골 구간에서 배운 것: 채팅과 실력은 반비례한다
일반적으로 랭크가 낮을수록 팀원 탓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브론즈-실버-골드 구간을 수년간 오가면서 이건 거의 법칙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채팅이 많은 판은 질 확률이 높고, 먼저 채팅을 거는 쪽이 대부분 스탯이 더 낮습니다.
미즈키가 야타(젠야타)를 들었던 이유는 아마 딜로 캐리하겠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젠야타는 에임 의존도(Aim Dependency), 즉 조준 정확도에 따라 기여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영웅입니다. 여기서 에임 의존도란 영웅의 스킬셋이 직접 조준을 요구하는 비중이 높아 에임 실력이 곧 영웅 숙련도와 직결된다는 개념입니다. 야타는 자힐(자기 회복)도, 이동기도 없어서 생존력이 취약합니다. 그러니까 에임이 안 받쳐주면 딜도 없고 힐도 없는 최악의 서포터가 되는 겁니다.
또 야타의 듀오가 겐지였는데, 이 겐지도 경기 내내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보통 서포터가 낮은 구간에 있으면 딜러가 캐리 버스를 끌어줘야 정상인데, 버스 기사가 버스를 못 모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이 조합은 처음부터 팀 구조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게임 심리학 관점에서도 이런 패턴은 꽤 연구된 편입니다. 자신의 실패를 외부 귀인(External Attribution), 즉 자신이 아닌 상황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심리는 자존감 방어 기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여기서 외부 귀인이란 결과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 요인에서 찾으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 맥락에서 보면 미즈키의 채팅은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라, 본인도 어렴풋이 자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먼저 공격해서 면죄부를 만들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게임학회).
저는 저 구간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저 구간 채팅 싸움의 목적은 진짜로 뭐가 잘못됐는지 따지는 게 아닙니다. 말싸움에서 이겨서 상대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 순간 감정 배설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게임 자체는 뒷전이 되고, 결국 더 크게 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화를 내면서 게임하면 본인도 재미없을 텐데,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갔습니다. 타인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비용 대비 얻는 게 너무 없습니다. 그 에너지로 차라리 포지셔닝 하나 더 신경 쓰는 게 훨씬 가성비가 좋습니다.
결국 제보자 디바는 1데스에 팀 기여도 높은 게임을 했고, 미즈키는 8데스에 채팅만 남겼습니다. 제보자는 배치를 망해서 내려왔다고 했지만 다이아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훨씬 높고, 미즈키는 플레에서도 버티기 어려울 거라는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실력은 스탯에 쌓이고, 채팅은 그냥 사라집니다. 랭크 게임에서 이 차이를 빨리 이해하는 사람이 결국 올라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