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경쟁전 딜레마 (원챔, 플레이스타일, 팀합)
팀 탱커가 라인하르트를 선택하는 순간, 저는 티는 안 내지만 속으로 한숨부터 나옵니다. 경쟁전에서 라인하르트가 왜 이토록 논란이 되는지, 단순한 픽 문제인지 아니면 플레이스타일 구조 자체의 문제인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뜯어봤습니다.

라인하르트 원챔이 경쟁전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
라인하르트 원챔(One Champ)이란 해당 영웅 하나만 집중적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일반전과 경쟁전 사이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경쟁전에서 여러 번 라인하르트를 상대해본 경험상, 원챔 유저일수록 플레이 패턴이 굉장히 고정돼 있었습니다.
경쟁전에서 라인하르트가 실질적으로 약한 핵심 이유는 CC기(군중 제어기, Crowd Control)에 극단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CC기란 상대방의 행동을 봉쇄하거나 강제로 이동시키는 기술을 통칭하는 말로, 정크랫의 덫이나 야스야의 야타 같은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라인하르트는 이동기가 돌진 하나뿐이라 CC기에 한 번만 걸려도 순식간에 고립됩니다. 방벽이 깨지면 버틸 수단이 없고, 그 상태에서 적진 한가운데 서 있다가 그냥 두들겨 맞고 죽는 그림이 반복됩니다. 제 팀 라인하르트가 그랬고, 상대 라인하르트도 그랬습니다.
오버워치 공식 통계 및 커뮤니티 분석에 따르면(출처: Overbuff) 라인하르트의 경쟁전 픽률은 상위 티어로 갈수록 급격히 하락합니다. 다이아몬드 이상에서는 시그마, 라마트라 같은 방벽 겸 기동성을 갖춘 탱커들이 훨씬 선호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특히 현재 오버워치2 메타에서 라인하르트가 처하는 구조적 문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이동기가 돌진(Charge) 하나뿐이라 적의 CC기 한 방에 고립될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 방벽(Barrier)의 체력이 이전에 비해 대폭 하향된 이후 정면 밀어붙이기 전략이 사실상 힘을 잃었습니다.
- 정크랫, 야타처럼 좁은 구간에서 강한 영웅들이 메타에 있을 때는 라인하르트가 거의 카운터 당하는 구조가 됩니다.
- 팀 합류(Team Fight) 없이 단독 돌진을 반복하면 힐러의 힐 자원을 쪽쪽 빨아먹는 구조가 됩니다.
저도 라인하르트를 닉네임에 붙일 정도로 좋아하지만, 경쟁전에서 찐마음으로 이기려면 라인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챔 플레이어의 플레이스타일 문제: 옛날 오버워치를 하고 있다
라인하르트 원챔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는 픽 자체가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플레이스타일(Play Style), 즉 실제 전투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의 문제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경쟁전 게임에서 관찰한 결과, 이 유형의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오버워치 1 시절의 정면 방벽 플레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오버워치 1 시절 라인하르트는 정면에서 방벽을 세우고 팀을 보호하는 이른바 '메인 탱커(Main Tank)' 역할로 설계됐습니다. 메인 탱커란 전방에서 아군을 보호하고 적의 화력을 흡수하는 탱커를 뜻합니다. 그 시절에는 방벽 체력도 충분했고, 오프 탱커(Off Tank, 서포트 역할을 겸하는 보조 탱커)가 따로 있어서 두 탱커가 협력하는 구조였습니다. 지금은 탱커가 1인 체제라 그 보조 구조 자체가 사라졌는데, 플레이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경쟁전에서 라인하르트가 실질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사이드형 플레이, 즉 측면을 돌아 돌진을 박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게 현재 고수 유저들 사이의 공통 의견입니다. 측면에서 돌진을 성공시키면 보통 상대 팀에 그걸 억제할 영웅이 없고, 그 순간이 팀이 밀고 들어갈 수 있는 돌파구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라인하르트 원챔 유저들은 이 사이드 플레이 개념이 전혀 없었습니다. 무조건 W키만 눌러 정면으로 돌진하고, 고지대는 아예 포기하고, 엄폐(Cover)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처럼 움직였습니다.
엄폐(Cover)란 적의 사선에서 벗어난 지형지물에 몸을 숨기며 피해를 줄이는 전술적 행동을 뜻합니다. 이게 안 되면 힐러 입장에서는 계속 체력을 채워줘야 하는 블랙홀이 되는 겁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힐러한테 "섭딜(서브 딜러, Sub Dealer) 좀 해줘"라고 요구하는 건 넌센스입니다. 섭딜이란 힐러나 탱커가 본 역할 외에 추가적으로 딜을 넣어주는 행동을 뜻하는데, 탱커가 힐 자원을 전부 소모하면서 섭딜까지 요구하는 건 팀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팀합이 없으면 라인하르트는 그냥 던지는 카드다
라인하르트는 팀합(Team Cooperation), 즉 팀원 간의 전술적 협력이 다른 어떤 탱커보다 더 강하게 요구되는 영웅입니다. 팀합이란 단순히 같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을 맞추고 서로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이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라인하르트는 상대 팀에게 그냥 킬을 퍼주는 카드가 됩니다.
제가 직접 라인하르트를 써봤을 때, 팀이 맞춰줄 때와 맞춰주지 않을 때의 체감 차이가 굉장히 컸습니다. 특히 밀리는 상황에서 라인하르트로 방벽을 들어주며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게임 흐름을 바꿔주는 장면이 생각보다 자주 나왔습니다. 맞자리 자리야(Zarya)를 상대로도 라인하르트가 방벽으로 보호막을 맞이해주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자리야의 에너지 게이지(자리야의 보호막이 피해를 흡수할수록 딜이 증가하는 고유 시스템)를 효율적으로 빼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쟁전에서 이 팀합을 기대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키리코나 메이 같은 서포터가 돌진 타이밍에 맞춰 케어를 넣어줘야 라인하르트가 살아남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으면 돌진 한 번에 탱커 혼자 적진에 서 있다가 죽는 그림이 반복됩니다. 팀원이 맞춰주지도 않는데 라인 탓만 하는 경우도 봤고, 반대로 팀이 전혀 안 맞춰주는 상황에서도 혼자 돌진만 반복하는 라인 유저도 봤습니다. 양쪽 다 문제인 셈입니다.
오버워치2 공식 개발 블로그에서도 탱커 역할 재설계를 논의하면서 "팀과의 시너지 없이 단독 탱커 플레이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뉴스). 라인하르트는 그 한계가 다른 탱커들보다 훨씬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웅입니다.
그럼 라인하르트는 경쟁전에서 버려야 할 픽인가
라인하르트가 경쟁전에서 쓸모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조건이 갖춰지면 여전히 강력한 카드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지, 영웅 자체가 쓰레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대회 레벨에서 라인하르트가 기용될 때는 정면 방벽을 의도적으로 켜려는 맥락, 즉 팀 전체가 합의하고 움직이는 방식에서 등장합니다. 이 경우 라인하르트의 화염강타(Firestrike, 방벽 너머로 투사체를 발사해 피해를 주는 스킬)와 대지분쇄(Earthshatter, 전방 광역 넉다운 궁극기)의 연계가 엄청난 팀파이트 결정력을 만들어냅니다. 대지분쇄란 전방의 적 전체를 쓰러뜨리는 궁극기로, 팀 전체가 즉각 반응해주는 환경에서는 한 번에 게임을 끝낼 수도 있는 스킬입니다.
솔로 랭크 경쟁전에서 라인하르트를 고집하는 이유가 단순히 "재미있어서"인 경우도 솔직히 꽤 있다고 봅니다. 게임 승패보다 돌진 박고 대지분쇄 깔아서 적을 쓸어버리는 그 쾌감이 우선이라면, 그 플레이 방식을 비난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그 플레이가 팀원에게 미치는 부담을 인지하고 있느냐의 문제겠지요.
흥미로운 점은 상대 팀 탱커가 라인하르트를 들어준 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