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2 아나 원챔 (수면총 예술, MMR 저격밴, 프로급 플레이)
솔직히 저는 오버워치2에서 아나 원챔 유저들이 겪는 현실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입구 나오자마자 패줌 당하고, 1시 대각선으로 수면총을 예술적으로 쏘는 장면을 직접 보면서 이건 단순한 게임 실력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적에게 수류탄을 맞추는 모습은 프로게이머 시절을 보는 것 같았고,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수면총 예술과 공중 힐밴의 실체
일반적으로 아나는 힐러 포지션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관찰한 아나 원챔 유저의 플레이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입구에서 나오자마자 정확한 타이밍에 수면총을 쏘고, 1시 대각선 방향으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은 수백 시간의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여기서 수면총이란 적 영웅을 일정 시간 동안 무력화시키는 CC기(Crowd Control, 군중 제어 기술)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의 행동을 완전히 멈추게 만드는 기술인데, 이걸 공중에 있는 적에게까지 명중시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제가 본 플레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공중 힐밴이었습니다. 힐밴(Heal Ban)은 적이 치유를 받지 못하도록 만드는 디버프 효과인데, 이걸 공중에 떠 있는 적에게 정확히 꽂아 넣는 건 프로 레벨의 에임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방울 하나하나가 적중하는 걸 보면서 '역시 브리원챔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하는 유저일수록 더 큰 문제에 직면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MMR 저격과 원챔의 딜레마
빠대(빠른 대전)만 하는 유저들은 알탠(알려진 탱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연승을 계속하다 보면 평소 생각하는 일반적인 빠대 수준보다 훨씬 높은 MMR(Matchmaking Rating, 매칭 평가 지수)의 유저들과 매칭됩니다. MMR이란 게임 시스템이 플레이어의 실력을 수치화한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더 강한 상대와 매칭되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력이 좋아서 연승하면 자연스럽게 고티어 MMR 구간에 진입하게 되는데, 그러면 초반부터 위도우 핵 의심 유저 같은 극단적인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실제로 YOLO라는 유저는 애쉬+메르시 조합으로 그룹을 돌리던 사람이었는데, 잘한다고 생각했던 플레이가 핵이었다면 정말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저격밴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명 원챔이면 스트리머 모드를 켜서 저격밴을 방지하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본 바로는 아나 원챔은 원챔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른 영웅 원챔들은 어느 정도 존중받는데 아나만 유독 그렇지 않은 현실이 좀 애매합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포럼).
오버워치2의 매칭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MMR을 기반으로 비슷한 실력대의 유저들을 매칭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원챔 유저들은 특정 영웅만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팀이 쉽게 카운터를 준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출처: 블리자드 공식 개발자 업데이트).
빠대 MMR이 높아질 때마다 만나던 유저가 핵 유저였다는 의심이 들면,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에 대한 회의감도 생깁니다. 한국어 패치가 개 맛돌이로 됐다는 얘기처럼, 시스템 자체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는 원챔 유저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는 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정리하면 아나 원챔의 실력은 분명 프로급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 실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저격과 의심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스트리머 모드를 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원챔에 대한 커뮤니티의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에 아나 원챔을 만나게 된다면, 그들의 플레이를 조금 더 존중하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