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피스트 변경점 (역할군 패시브, 철권포, 근접 심리전)
역할군 패시브 개편으로 둠피스트의 넉백 방지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변경점이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더군요. 디바 자폭을 막고 메카 소환 궁극기를 끊어내는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해진 데다, 근접 대치 상황에서 예전처럼 자신 있게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시즌 둠피를 다시 잡으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탱커답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역할군 패시브 삭제가 가져온 근접 심리전 변화
역할군 패시브(Role Passive)란 각 역할군에 부여되는 고유 능력을 의미합니다. 탱커의 경우 이전까지 넉백 저항과 궁극기 충전량 감소 효과를 기본으로 갖고 있었죠. 그런데 최근 패치로 넉백 방지가 사라지면서, 둠피스트는 사실상 맨몸으로 적진에 뛰어드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체감한 부분은 도미나(Doomfist) 카운터인 근접 영웅들과의 대치였습니다. 예전에는 트레이서를 보면 눈이 돌아가서 블록 타이밍을 재고 심리전을 걸며 여킹 방향을 예측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맞아주는 느낌입니다. 넉백 저항이 없으니 상대의 CC기(Crowd Control, 군중 제어 기술)에 그대로 노출되고, 특히 도미나의 구속 심리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더군요. 여기서 CC기란 적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패치 노트만 봤을 때는 '좀 불편하겠네' 정도였는데, 실전에서는 아예 플레이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할 정도로 큰 변화였습니다. 오버워치 공식 패치 노트에서도 탱커의 생존력 조정을 언급했지만(출처: Blizzard Entertainment), 둠피스트처럼 근접 진입이 필수인 영웅에게는 치명타나 다름없었죠.
철권포 너프와 탱둠 전환의 아이러니
철권포(Rocket Punch)는 둠피스트의 상징적인 기술입니다. 짧게 모으면 이동기로, 길게 충전하면 강력한 딜링기로 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스킬이죠. 그런데 이번 시즌 들어 철권포가 약해도 너무 약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수치만 깎인 게 아니라, 영웅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수준입니다.
일리아리의 태양석이나 시메트라의 레이저 같은 설치물을 깨는 게 정말 힘듭니다. 예전 같으면 철권포로 빠르게 처리하고 진입했을 텐데, 이제는 팀원이 깨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나마 사람을 팰 때는 샷건처럼 가까이서 헤드샷을 노리면 딜이 꽤 들어가지만, 이건 이미 에임 중심 캐릭터가 되어버린 거죠. 여기서 에임(Aim)이란 조준 실력을 의미하는데, 둠피스트는 원래 스킬 연계와 타이밍이 핵심인 영웅이었습니다.
재밌는 건, 스킬을 거의 이동기 용도로만 쓰게 되면서 오히려 탱둠(탱커 둠피스트)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됐다는 점입니다. 딜둠(딜러 둠피스트) 시절을 생각하면 안 되고, 이제는 지진강타로 공간을 만들고 우클릭으로 적을 견제하는 방식이 주가 됐습니다. 우클릭 딜이 개박살 난 게 체감상 가장 크지만, 그래도 버티면서 팀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은 할 수 있더군요.
실제로 경쟁전에서 겪은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0킬 4데스로 고통받는 메인 딜러를 보면서 탱커로서의 무력감을 느낌
- 적 팀의 집중 포화를 온몸으로 받아내는데도 팀이 딜을 못 넣는 답답함
- 지진강타-우클릭 연계 동선을 3템포 빠르게 가져가도 결과는 비슷함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이번 시즌은 그냥 탱커를 안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오버워치 커뮤니티에서도 탱커 역할군의 만족도가 역대 최저라는 통계가 나왔는데(출처: Overbuff), 둠피스트를 해보니 그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영상 속 플레이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패치에 따라 영웅이 똥챔이 될 수 있어도, 마인드가 명품이면 결국 올라간다는 걸 직접 목격했으니까요. 저도 이번 시즌 복귀하면서 둠피를 다시 잡았는데,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나름대로 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미즈키가 벤당한 건지 영상에 안 보이던데, 사실 미즈키하면 둠피와의 구속 심리전 때문에 침이 질질 나오거든요. 그런 재미가 사라진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둠피스트는 여전히 매력적인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