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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 2 탱커가 게임 내내 2,800딜을 기록한 윈스턴을 끝까지 붙잡고 있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윈스턴의 주요 역할이 딜량이 아니라 공간 창출과 이니시에이팅(Initiating)인데, 그 수치가 그렇게 나왔다는 건 결국 탱이 아무것도 안 했다는 뜻에 가깝거든요.

확증편향이 만든 탱커의 자기서사
이 게임에서 제보자가 문제 삼은 건 키리코와 딜러들의 투멘딜(Two Man DPS)이었습니다. 투멘딜이란 두 딜러가 모두 메인딜 포지션을 고집하고, 섭딜(서포트 딜러) 역할을 맡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탱커 옆에서 각을 벌려주거나 공간을 함께 만드는 딜러 없이 혼자 원거리에서 딜만 넣는 구조죠. 표면만 보면 탱커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리플레이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수비 라운드에서 풀 벤처로 돌던 딜러가 공격 라운드에서 갑자기 투멘딜로 전환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팀원이 중간에 역할을 바꾸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탱이 너무 이상하게 움직이면 섭딜 역할을 맡던 딜러도 "이거 따라봤자 아무 의미 없겠다" 싶어서 그냥 뒤에서 쏘기 시작하거든요. 이 게임이 딱 그 패턴이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윈스턴의 첫 점프 타이밍이었습니다. 이니시에이팅이란 팀 교전을 시작하는 행위, 즉 먼저 적진으로 뛰어들어 교전의 흐름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윈스턴의 점프팩은 이 이니시에이팅을 위해 설계된 스킬인데, 리플레이 내내 상대가 먼저 들어온 다음에야 뒤늦게 뛰었습니다. 한 턴을 통째로 버리고 시작하는 셈이죠. 그 상태에서 자리를 먹었다고 판단하는 건 제가 보기엔 자기 객관화가 전혀 안 된 상태입니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자신의 기존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인지 편향을 말합니다. 리플레이를 이미 "얘네가 나쁘다"고 결론 내리고 본 순간, 키리코가 순보를 늦게 눌렀던 장면과 캐서디가 궁을 쓰다가 사망한 장면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나 같은 리플레이에서 캐서디는 혼자 팀을 먹여 살리고 있었고, 키리코는 윈스턴이 언제 뛸지 30초씩 기다리면서 힐을 쑤셔넣고 있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지고 나서 팀원 리플레이부터 뜯으면 반드시 그 사람의 잘못된 장면만 보이게 됩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심리지만, 그걸 제보로 올리기 전에 본인 플레이부터 같은 기준으로 봤어야 했습니다.
오버워치2에서 팀원 간 소통 문제나 역할 갈등이 실제로 높은 이탈율과 연관된다는 점은 게임 디자인 연구에서도 지속적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팀 기반 FPS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귀인 편향(자신의 실패는 외부 탓, 성공은 내부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게임 경험 만족도와 역상관 관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IEEE Xplore - 게임 내 팀 커뮤니케이션 연구).
탱지능과 윈스턴 운용의 본질
윈스턴은 소위 탱지능 판독기라고 불립니다. 탱지능이란 탱커 포지션에서 요구되는 게임 이해도, 즉 공간 인식과 교전 구도 설계 능력을 말합니다. 조작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에임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점프팩과 호빵(방벽 전개)이라는 두 스킬만으로 교전 구도를 혼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걸 제대로 쓰는지 못 쓰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 게임에서 제보자의 윈스턴 운용에서 반복된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벽(호빵)을 뛰자마자 전개해서 진입 직후 방벽이 바닥난 채로 교전을 이어감
- 상대 야타(야스오 아니라 야타가 있는 상황)가 있는 조합임에도 방벽 회복 없이 앞에서 버팀
- 화물 뒤에서 라인하르트처럼 정지한 채 교전 구도를 만들지 않음
- 이니시에이팅 점프가 매번 상대 액션 이후에 발생해 팀이 미끼 역할을 강요받음
- 우클릭(전기 투사체)이 지속적으로 빗나가며 딜 효율 저하
제가 직접 윈스턴을 써봤는데, 방벽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실제로 맞아봐야 체감이 됩니다. 방벽(Barrier Projector)이란 윈스턴이 전개하는 구형 방어막으로, 팀의 힐러가 안전하게 지원하거나 딜러가 진입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드는 핵심 스킬입니다. 이걸 뛰자마자 써버리면 방벽이 사라진 상태에서 적 딜을 온몸으로 맞으며 버텨야 하는데, 야타(Wrecking Ball) 같은 조합에선 그냥 녹습니다. 이건 골드에서도 느끼는 부분인데 다이아 2에서 이 패턴이 반복됐다는 게 솔직히 저도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또 한 가지 놓치기 쉬운 게 픽 선택의 문제입니다. 상대 조합에 리퍼와 바티스트가 들어온 시점에서 윈스턴은 이미 카운터를 맞은 상태였습니다. 리퍼는 근거리 지속 딜로 윈스턴을 녹이고, 바티스트의 불멸 분야(Immortality Field)는 윈스턴 궁의 가치를 절반 이하로 만듭니다. 이 상황에서 팀원들이 "윈스 내려요"라고 말했을 때 픽을 바꾸지 않고 버텼다는 건, 전략적 유연성(Flexibility)이 부재했다는 뜻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상대 조합과 게임 흐름에 따라 본인의 픽과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게 없으면 다이아 이상에서는 실력 이상의 패배를 반복하게 됩니다.
게임 심리학적으로도 본인의 실수보다 팀원의 실수를 더 크게 인식하는 귀인 오류는 경쟁 게임 플레이어에게서 일반적으로 관찰됩니다(출처: Game Studies Journal).
결국 이 게임에서 가장 열심히 한 사람은 캐서디였습니다. 혼자 1,800딜을 뽑으며 팀을 지탱했고, 막판 석양도 살려줘 석양, 즉 스킬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해 쓰는 궁이었는데 이걸 "무리한 플레이"로 제보한 건 제가 보기엔 선녀에게 돌을 던진 셈입니다. 탱커라서 정치당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하면 어떤 포지션에서도 팀원이 손을 놓습니다. 시즌마다 탱커 60판을 한다고 하셨는데, 판수보다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리플레이를 볼 때 팀원 영상만 보지 말고 본인 1인칭 영상을 같은 시간만큼 분석하는 습관부터 들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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