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시그마 상대로 자리야가 카운터픽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바스티온 하나가 끼어 있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상대 조합을 보지 않고 영웅 하나만 보고 픽을 결정하다가 탱커가 혼자 다 뒤집어쓰는 상황, 골드 티어에서 정말 자주 일어납니다.

카운터픽의 함정: 시그마·바스 조합에 자리야가 통하지 않는 이유
자리야를 든 이유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바스티온의 강습 모드(Configuration: Assault) 사격을 1~2초만 맞아도 에너지 게이지가 빠르게 차오르는 건 사실입니다. 여기서 에너지 게이지란 자리야가 피해를 보호막으로 흡수할수록 광선의 화력이 상승하는 수치를 말합니다. 고에너지 상태, 즉 에너지 게이지가 높은 자리야의 입자 광선은 상당한 화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시그마와 일대일 구도라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시그마 뒤에 바스티온, 리퍼, 아나, 바티스트가 붙어 있을 때입니다. 시그마의 키네틱 포착(Kinetic Grasp), 즉 투사체를 흡수해 보호막으로 전환하는 스킬이 자리야의 입자 광선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고에너지 상태가 됐다고 해서 기뻐하는 찰나에 바스티온이 옆에서 자리야를 통째로 녹여버립니다. 제 경험상 이건 자리야의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에너지를 모으기 전에 터지거나, 에너지를 모은 뒤 피크(peak) 타이밍, 즉 몸을 내밀어 교전하는 순간에 바스티온에게 집중 사격을 받으면 그대로 끝납니다.
시그마가 왜 낮은 티어에서 강한지를 이해하면 이 문제가 더 명확해집니다. 오버워치2 공식 발표에 따르면 탱커의 역할은 팀이 공간을 확보하고 전선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출처: 블리자드 오버워치2 공식). 시그마는 방벽과 키네틱 포착으로 딜러와 힐러를 감싸주면서 포킹 라인을 밀어붙이기에 최적화된 영웅입니다. 여기서 포킹(poking)이란 직접적인 교전 없이 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혀 상대의 체력과 궁극기 게이지를 소모시키는 전술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시그마 뒤의 바스티온, 리퍼, 아나가 세 보이는 게 아니라, 시그마가 있기 때문에 그 영웅들이 세 보이는 겁니다.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시그마만 처리하면 상대 조합은 실제로 그렇게 무서운 구성이 아닙니다.
제가 이 판을 돌아보면서 진짜 아쉬웠던 건 팀 전체가 시그마를 어떻게 밀어야 하는지 몰랐다는 점입니다. 딜러는 계속 시그마 방벽에 사격을 낭비하고, 탱커는 바스티온이 무서워서 전진을 못 했습니다. 각자가 솔로 플레이를 하다 보니 상대 조합이 원하는 그림 그대로 흘러간 셈입니다.
탱커 픽을 고민할 때 확인해야 할 핵심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 탱커가 시그마처럼 방벽 중심 포킹 탱커인가
- 맵이 2층 구조인지 평지 구조인지 (할리우드처럼 좁은 구간이 많은 맵인지)
- 우리 팀 딜러가 근거리 돌파형인지 원거리 포킹형인지
- 상대 힐러 조합에 아나처럼 나노 부스트(Nano Boost)를 가진 영웅이 있는지
라인하르트가 정답인 상황: 경험으로 확인한 픽 전환의 기준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라인하르트가 이 상황에서 답이라는 말을 쉽게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라인하르트는 기동성이 낮고 원거리 교전 능력이 거의 없어서 포킹에 취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골드 티어에서는 라인하르트나 로드호그가 정답인 상황인데도 이미지 때문에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도 그 함정에 빠졌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맵이 할리우드처럼 좁은 통로와 2층 구조가 혼재하는 경우, 라인하르트의 파이어스트라이크(Fire Strike)와 차지(Charge)로 시그마를 직접 압박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여기서 파이어스트라이크란 라인하르트가 방벽을 통과하는 화염 투사체를 발사하는 스킬로, 시그마의 키네틱 포착으로도 막을 수 없어 지속적으로 딜을 넣을 수 있습니다. 시그마를 상대로 강습 모드 사용 타이밍에만 방벽을 열어두지 않으면, 라인하르트가 직접 시그마를 패는 구도가 오히려 유리합니다.
게임 디자인 관점에서 오버워치2의 역할군 구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탱커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역할이 아니라 팀의 공간 점유와 교전 개시 타이밍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출처: Liquipedia 오버워치 위키). 라인하르트가 시그마를 직접 압박해서 공간을 만들어주면, 우리 팀 딜러와 힐러는 상대 바스티온과 리퍼 상대로 훨씬 좋은 구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시그마만 치우면 상대 발리퍼 조합, 즉 발리와 리퍼 같은 근거리 영웅 중심 조합이 오히려 우리 팀에게 불리한 구성이 됩니다.
물론 라인하르트가 만능은 아닙니다. 상대가 윈스턴이나 해저드처럼 기동성 높은 탱커라면 호그가 낫고, 자리야나 도미나리스처럼 근접 화력에서 라인보다 밀리는 뚜벅 탱커 상대에서는 라인이 확실히 좋습니다. 제 경험상 이 기준을 머릿속에 넣어두기만 해도 픽 전환 판단이 훨씬 빨라졌습니다. 여기서 뚜벅 탱커란 별도의 이동 스킬 없이 도보로만 이동하는 탱커 영웅들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 판에서 팀원 간 갈등이 생긴 것도 결국 같은 맥락입니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조합 대응 방법을 서로 몰라서 각자 답답함을 상대에게 향한 것뿐입니다. 제보자도 "바스야, 맞냐?"라는 채팅 한 줄이 누군가를 겨냥한 것으로 읽혔고, 그게 불씨가 됐습니다. 그냥 다 같이 어려운 판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게 빠릅니다.
결국 골드 티어에서 픽 전환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기존에 갖고 있는 영웅 이미지입니다. 라인하르트는 구식 픽이라는 선입견, 자리야는 시그마 카운터라는 반쪽짜리 공식. 이 두 가지 인식이 겹치면 판이 꼬입니다. 다음 번에 시그마·바스 조합을 만나셨을 때 라인하르트를 한 번 믿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것처럼, 거짓말 같지만 진짜 나쁘지 않습니다.
- Total
- Today
- Yesterday
- 미즈키
- 벤데타
- 다이아
- 오버워치2
- 서포터
- 아나
- 둠피스트
- 블리자드
- 팀운
- 키리코
- 팀워크
- 윈스턴
- 고양이
- 골드티어
- 랭크게임
- 니어오토마타
- 복귀유저
- 게임문화
- 경쟁전
- 힐러
- 도미나
- 오버워치
- 탱커
- 신규영웅
- 레킹볼
- 너프
- 콜라보스킨
- 포지션
- 팀게임
- 라인하르트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