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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저76을 들고 정면에서 탱커랑 나란히 서 있는 플레이어를 보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솔저76은 구조상 플랭킹(Flanking)에 특화된 영웅인데, 막상 경쟁전에서는 그걸 모르거나 알면서도 못 살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솔저76이 그냥 무난한 딜러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여러 판 써보고 나서야 이 영웅이 얼마나 운영 방식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는지 체감했습니다.
솔저76, 왜 플랭킹 영웅인가
솔저76의 스킬셋을 한 번만 봐도 방향성이 명확합니다. 스프린트(Sprint)는 말 그대로 짧은 시간 안에 전장을 가로질러 적 측면이나 후방으로 파고드는 기동 스킬입니다. 직선 이동이지만 쿨타임이 거의 없어서, 이걸 활용하면 상대가 인지하기 전에 포지션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생체장(Biotic Field)은 일정 범위 내에서 HP를 회복시키는 스킬인데, 측면에서 혼자 버티다가 체력이 깎이면 잠깐 시야를 끊고 회복하는 용도로 쓰는 게 정석입니다. 이 두 스킬을 합쳐서 보면 솔저76이 왜 '대우주 플랭킹' 영웅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솔저76으로 플랭킹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감각은 '살기 감지'입니다. 살기 감지란 상대방이 나를 인지하고 포커스를 맞추는 타이밍을 직감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상대가 나를 보고 조준을 틀기 시작하는 순간, 그 자리에서 교전을 이어가면 안 됩니다. 미친 듯이 스프린트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살기 감지가 부족한 플레이어일수록 에임에 집중하느라 자기 주변 상황을 놓칩니다. 결국 빠져나와야 할 타이밍을 놓치고, 맞아 죽고 나서 힐 탓을 하는 구도가 완성됩니다.
뉴퀸스트리트처럼 사이드 루트가 발달한 맵에서 솔저76을 들었다면, 정면에서 탱커 옆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상대 조합이 솔저76을 견제할 영웅 없이 짜여 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측면에서 자유롭게 쏘고, 잡으러 오면 도망가고, 다시 반대쪽에서 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 입장에서는 굉장히 성가신 존재가 됩니다. 이게 솔저76 운영의 기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졸렬함'입니다. 졸렬함이란 화려한 교전을 피하고 안전하고 이기적인 포지션에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운영 철학을 뜻합니다.

힐 타령 대신 생존각을 봐야 하는 이유
솔직히 경쟁전에서 제보자 같은 상황을 만나면 저는 꽤 답답함을 느낍니다. 힐러가 케어를 안 해서 죽었다고 채팅을 치는 솔저76을 보면, 대부분 포지션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플랭킹(Flanking)이란 적의 측면이나 후방을 치는 운영 방식으로, 본질적으로 힐러의 시야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힐러가 쫓아올 수 있는 위치에서 플랭킹을 한다는 말 자체가 모순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솔저76이 힐을 요구하기 시작하는 순간은 대부분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포지션이 본대와 너무 가까워서 반쪽짜리 플랭킹만 하고 있거나, 아니면 상대가 이미 나를 인지한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버티려 하는 경우입니다. 이 두 상황 모두 생존각(Survivability Angle)이 없는 상태입니다. 생존각이란 교전 중 불리해졌을 때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는 도주로와 시야 차단 지점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을 말합니다.
솔저76이 가진 생체장(Biotic Field)은 힐러 없이도 짧게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측면에서 교전하다가 체력이 절반쯤 깎이면, 시야 차단 지형 뒤로 스프린트로 빠지면서 생체장을 깔고 회복한 뒤 다시 나가는 사이클을 반복하면 됩니다. 이 루틴만 제대로 돌려도 힐러 케어 없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솔저76이 교전 중 스스로 점검해야 할 생존 체크리스트입니다.
- 상대방이 나를 인지했는가? 인지했다면 즉시 스프린트로 시야 밖으로 이탈한다
- 체력이 60% 미만으로 내려갔는가? 생체장을 깔 수 있는 안전한 지형지물이 근처에 있는지 확인한다
- 내 포지션이 힐러의 시야 안에 있는가? 있다면 플랭킹이 아니라 본대 딜러로 역할이 바뀐 것이다
- 현재 맵의 사이드 루트를 활용하고 있는가? 정면에 서 있다면 포지션을 다시 잡아야 한다
이 네 가지를 교전 중에 머릿속으로 돌릴 수 있어야 솔저76 운영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에임에만 집중하다 주변 상황을 놓치는 플레이어가 솔저76을 들면, 스탯이 나쁘지 않아도 팀에 실질적인 기여가 줄어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키리코 방울 밸류, 정말 안 사는 조합이 있을까
방울 밸류(Suzu Value)가 안 사는 조합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납득이 잘 안 됩니다. 방울 밸류란 키리코의 궁극기 여우길이 아닌 일반 스킬인 호신부(Suzu)가 상황을 뒤집는 파급력을 뜻합니다. 호신부는 범위 내 아군의 디버프(Debuff)를 전부 제거하고 짧은 무적 상태를 부여하는 스킬로, 이게 안 사는 상황은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상대가 디바 매트릭스나 시그마 방벽, 정크랫 덫처럼 스킬 투사체를 막는 수단을 들고 있을 때 방울이 날아가다 차단되는 게 거의 유일한 손실 구간입니다.
제가 경험상 느낀 건, 호신부 한 번이 판을 뒤집는 순간이 경쟁전에서 생각보다 자주 온다는 겁니다. 상대 라인하르트 궁이 들어올 때 아군 딜러 한 명 살리는 것, 정크랫 타이어가 굴러오는 타이밍에 맞춰 쓰는 것, 솔저76이 사이드에서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원거리에서 타이밍 맞춰 방울을 던져주는 것. 이 모든 상황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궁이 낭비된 것과 동급의 손실입니다. 오버워치2 공식 통계에서도 키리코는 높은 티어 구간부터 낮은 티어 구간까지 픽률과 승률이 꾸준히 상위권에 머무는 영웅으로 집계됩니다(출처: Overbuff 통계).
여우길(Kitsune Rush)은 아군 전체의 이동 속도, 공격 속도, 궁 게이지 충전 속도를 올리는 광역 버프 궁극기입니다. 여우길이란 팀 전체의 순간 전투력을 수 초 동안 끌어올리는 궁으로, 한타 이니시에이션과 겹치면 사실상 한타를 이기는 궁이라고 봐도 됩니다. 호그처럼 힐 소모가 큰 탱커와 솔저76처럼 본대와 분리된 딜러가 함께 있는 조합에서는, 아나처럼 포지션이 맞아야 하는 영웅보다 키리코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이동 순간이동(Teleport)으로 측면에 있는 아군에게 직접 달려갈 수 있어서 힐 공급 루트가 넓기 때문입니다.
캣(Juno)의 경우, 제트팩을 활용한 기동성이 분명히 강점이지만 오버워치2 공식 패치 이후 킬캐치 특화 스킬인 발톱킥 밸류가 이전보다 많이 낮아졌습니다. 지금은 힐 중심으로 플레이해야 하는데, 그럴 거라면 여우길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판을 뒤집는 궁을 가진 키리코가 대부분의 조합에서 더 높은 기여도를 냅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뉴스). 캣이 진짜 빛나는 상황은 생명줄(Orbital Ray)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인데, 경쟁전 중하위 티어에서 그런 조율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건 솔직히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솔저76은 졸렬하게 플랭킹하는 것 자체가 핵심 운영이고, 힐 요구는 포지션 실수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힐러 픽 방향에서도 방울 하나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키리코가 웬만한 조합에서 더 안정적인 선택지입니다. 경쟁전에서 이기고 싶다면 화려하게 교전하려는 욕심보다, 안 죽고 꾸준히 압박을 주는 졸렬한 플레이를 먼저 연습해 보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CMVadduD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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