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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버워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메르시의 다인부활 궁극기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영상으로만 봤던 그 장면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압도적이었을지, 그리고 왜 블리자드가 결국 그 궁극기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는지 당시엔 이해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게임 밸런스 패치 히스토리를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그리고 직접 리메이크된 영웅들을 플레이해보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궁극기 하나가 게임 전체의 메타를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죠. 오버워치가 출시된 지 벌써 5년이 넘었고, 그동안 수많은 영웅의 궁극기가 변경되거나 아예 사라졌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움이 남는 궁극기 세 가지를 데이터와 당시 패치 노트, 그리고 제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해보려 합니다.

 

메르시 다인부활, 왜 사라졌을까

메르시의 구 궁극기였던 다인부활(Resurrect)은 오버워치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스킬 중 하나입니다. 한 번의 버튼 입력으로 죽은 아군 전체를 부활시킬 수 있었던 이 궁극기는,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인 '킬 확보'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죠. 여기서 다인부활이란 반경 15m 내의 죽은 아군을 동시에 최대 5명까지 되살릴 수 있는 광역 부활 스킬을 의미합니다.

당시 메르시 유저들은 팀원이 빨리 죽기를 기다리는 기묘한 플레이 패턴을 보였습니다. 한타가 벌어지면 메르시는 숨어서 아군이 전멸하길 기다렸고, 상대팀이 궁극기를 모두 쏟아부은 직후 나타나 Q를 누르는 거죠. 이는 힐러라는 포지션의 본질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플레이였습니다. 블리자드가 공식 패치 노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메르시가 팀원을 지키는 대신 숨어있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은 의도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리메이크를 결정했습니다(출처: Blizzard 공식 패치 노트).

저는 이 패치 이후 메르시를 처음 플레이했기 때문에 직접 다인부활을 써본 적은 없지만, 상대팀에서 당했던 경험은 있습니다. 완벽한 콤보로 적팀을 전멸시켰다고 생각한 순간, 숨어있던 메르시가 나타나 모두를 되살리는 장면을 보면 정말 허탈했죠. 게임의 승패가 '메르시가 얼마나 잘 숨었는가'로 결정되는 구조는 명백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리메이크 이후 메르시는 발키리(Valkyrie)를 새 궁극기로 받았고, 부활은 쿨타임 30초의 일반 스킬로 변경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발키리 사용 중 부활 쿨타임이 리셋되는 기능도 있었지만, 이 역시 너무 강력해서 결국 삭제되었죠. 현재 메르시의 부활은 1.75초의 캐스팅 타임이 필요하고, 그 동안 메르시는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이는 과거 다인부활의 즉발성과 비교하면 엄청난 너프지만, 게임 밸런스 측면에서는 훨씬 건강한 변화였다고 평가받습니다.

토르비욘 3단 포탑, 엔지니어와의 논쟁

토르비욘의 구 궁극기는 포탑을 3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몰튼 코어(Molten Core)'였습니다. 궁극기를 활성화하면 토르비욘 본인의 체력과 공격속도가 증가하고, 동시에 2단 포탑이 3단 포탑으로 강화되어 화력이 두 배로 뛰었죠. 여기서 3단 포탑이란 기존 2단 포탑 대비 DPS(Damage Per Second, 초당 피해량)가 56에서 112로 증가하고 체력도 300에서 800으로 대폭 상승한 강화 버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디자인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밸브의 게임 팀 포트리스 2(Team Fortress 2)의 엔지니어 클래스와 너무 유사하다는 점이었죠. 엔지니어는 센트리건을 설치하고 망치로 두들겨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토르비욘도 포탑을 설치하고 망치로 수리하며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에서 메커니즘이 거의 일치했습니다. 저도 팀포2를 오래 플레이했던 유저로서, 처음 토르비욘을 봤을 때 "이거 엔지니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오버워치 커뮤니티에서는 출시 초기부터 이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E 스킬로 아군에게 방어구를 제공하는 시스템, 포탑의 자동 조준 방식, 심지어 포탑을 수리하는 애니메이션까지 유사점이 너무 많았죠. 블리자드는 결국 토르비욘을 대대적으로 리메이크하면서 포탑 업그레이드 시스템 자체를 삭제했습니다. 현재는 포탑이 자동으로 2단으로 배치되며, 궁극기는 용암을 뿌려 지역을 장악하는 '오버로드(Overload)'로 완전히 변경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3단 포탑을 직접 써보진 못했지만, 영상 자료를 분석해보면 당시 토르비욘의 방어 능력은 지나치게 강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좁은 길목에 포탑을 설치하고 궁극기로 강화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돌파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게임 디자인 관점에서 볼 때, 한 영웅이 특정 맵이나 상황에서만 압도적으로 강한 것은 건강한 밸런스가 아니죠.

현재 토르비욘의 픽률은 과거에 비해 낮아진 편입니다. 오버버프(Overbuff) 통계에 따르면, 경쟁전 기준 토르비욘의 픽률은 약 2.3%로 하위권에 속합니다(출처: Overbuff). 3단 포탑이 사라진 게 아쉽다는 의견도 있지만, 게임 전체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메트라 순간이동기, 트롤의 온상에서 전략 도구로

시메트라는 오버워치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웅 중 하나입니다. 초기 시메트라의 궁극기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죠. 하나는 순간이동기(Teleporter), 다른 하나는 방어막 생성기(Shield Generator)였습니다. 여기서 순간이동기란 아군 리스폰 지점과 시메트라가 설치한 위치를 연결하는 포털로, 최대 6회 사용 후 파괴되는 구조물을 의미합니다.

당시 순간이동기는 전략적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었습니다. 거점 방어 상황에서 순간이동기를 잘 숨겨놓으면, 죽은 아군이 즉시 전선에 복귀할 수 있어 수적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죠. 하지만 동시에 트롤 플레이의 도구로도 악용되었습니다. 순간이동기를 낭떠러지 앞에 설치해서 아군을 낙사시키는 악질 유저들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저도 한 번은 "좋은 위치에 순간이동기 생겼네!"라고 생각하고 탔다가 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허탈함이란...

방어막 생성기는 반경 50m 내의 모든 아군에게 영구적으로 75의 방어막을 제공했습니다. 이 방어막은 피해를 받지 않으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장기전에서 엄청난 이점을 제공했죠. 하지만 문제는 이 생성기를 숨겨놓는 플레이 패턴이 메르시의 다인부활과 비슷하게 '숨어있기 게임'을 유도했다는 점입니다.

블리자드는 결국 시메트라를 두 차례나 대대적으로 리메이크했습니다. 현재 순간이동기는 일반 스킬(E)로 변경되었고, 궁극기는 맵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광선 방벽(Photon Barrier)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방어막 생성기가 좀 그립습니다. 뒤에서 방어막을 제공하면서 팀을 서포트하는 느낌이 나름 괜찮았거든요. 하지만 생성기를 찾아서 파괴하는 숨바꼭질 게임이 반복되는 건 분명히 지루했습니다.

현재 시메트라의 순간이동기는 E 스킬로 10초간 유지되며, 적군도 사용할 수 있다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궁극기였던 순간이동기와는 완전히 다른 용도로 활용됩니다. 주로 고지대 점령, 빠른 포지션 이동, 팀 전체의 기동성 확보 등 전술적 도구로 쓰이죠.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강력하지만 악용 가능했던 궁극기를 일반 스킬로 낮추고 제약을 추가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됩니다.


오버워치의 궁극기 변천사를 살펴보면, 블리자드가 게임 밸런스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메르시의 다인부활, 토르비욘의 3단 포탑, 시메트라의 순간이동기는 각각 나름의 매력과 전략적 가치가 있었지만, 게임 전체의 건강성을 해치는 요소들이었죠. 저는 이런 변화들이 때로는 아쉽지만, 궁극적으로는 게임을 더 재미있고 공정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버워치 2가 출시되면서 또 다른 궁극기들이 사라지거나 변경될 텐데, 그때도 이런 분석을 통해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궁극기가 가장 그리운가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UGylYM-J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