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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베타 시절 오버워치를 처음 접했을 때, 힐러는 그야말로 뒤에서 조용히 힐만 넣는 역할이었습니다. 딜러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자살 행위였고, 적진 뒤로 돌아가는 플랭킹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현재, 저는 키리코로 적 후방을 교란하고 솔저를 따라다니며 압박을 넣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힐러 체급이 이렇게까지 올라간 이유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봤습니다.

힐러 체급 상승의 구조적 원인

오버워치2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서포터 역할군 전체의 패시브 효과 추가였습니다. 여기서 패시브란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능력으로, 서포터의 경우 1.5초간 피해를 입지 않으면 초당 체력이 자동 회복되는 효과를 받습니다. 이 하나의 변화가 힐러의 생존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제가 플래티넘 구간에서 키리코를 주로 플레이하면서 느낀 건, 예전 같으면 딜러 한 명한테 물렸을 때 무조건 죽었을 상황에서도 이제는 순간이동과 패시브 회복을 조합하면 버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체력 50 증가 패치 이후로는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겐지의 질풍참+우클릭 콤보나 트레이서의 근접 암살 시도를 견뎌낼 확률이 눈에 띄게 올라갔거든요.

블리자드는 2022년부터 힐러가 단순 힐봇이 아닌 '게임 메이커'로 기능하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블로그). 실제로 DPS(Damage Per Second, 초당 피해량) 수치가 높은 아나나 키리코 같은 영웅들이 메타를 장악하면서, 힐러가 오히려 딜러를 압박하는 기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딜러들의 한방 킬 능력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맥크리(현 캐서디)의 섬광탄+우클릭 콤보로 200 체력 영웅을 순식간에 녹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쌓여서 힐러가 전방으로 나서고 적 후방을 괴롭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주요 체급 상승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포터 패시브 회복 시스템 도입
  • 기본 체력 50 증가 패치
  • 딜러 캐릭터들의 버스트 데미지 너프
  • 힐러 개별 스킬 셋의 밸류 상향

플랭킹과 압박이 가능해진 힐러들

제가 참고한 영상에서 트레이서처럼 적 후방을 돌아다니며 솔저를 끊어내고, 역각을 잡고, 생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이게 힐러 맞나?" 싶었다는 겁니다. 저도 실제로 광물 맵에서 비슷하게 시도해봤는데, 팀원들한테 욕 먹을 각오를 했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키리코의 경우 쿠나이 투사체 판정과 헤드샷 배율이 워낙 좋아서, 각을 잡고 쏘면 딜러 못지않은 화력이 나옵니다. 여기에 순간이동으로 즉시 빠질 수 있는 기동성까지 갖췄으니, 적 입장에서는 "저 힐러 하나 잡겠다고 리소스를 쓸 것인가" 고민하게 만드는 겁니다. 바로 이 고민 자체가 우리 팀에게 이득입니다.

아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면총(Sleep Dart)이라는 하드 CC기를 가진 힐러가 적절한 위치에서 각을 보고 있으면, 적 딜러들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하드 CC란 상대방의 행동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군중제어 기술을 뜻합니다. 수면에 걸린 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이건 사실상 3~4초간 5대5를 4대5로 만드는 효과입니다.

제 경험상 플래티넘~다이아 구간에서는 힐러가 적극적으로 압박을 넣을 때 승률이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물론 이건 팀 조합과 상황을 봐야 하는 부분이고, 무작정 돌진했다가는 "힐 안 하는 힐러"가 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적 딜러 하나를 끊거나 궁극기를 빼내는 데 성공하면, 그 한 번의 플레이가 한타를 뒤집습니다.

참고로 제가 영상에서 본 것처럼 사이드 루트를 돌면서 적 후방을 계속 괴롭히는 플레이는, 단순히 킬을 따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적의 힐러나 딜러가 저를 신경 쓰게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입니다. 그 사이 우리 팀 메인 탱커와 딜러들이 정면에서 유리하게 싸울 수 있거든요.

체급이 올라간 힐러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적 후방 교란 및 킬 확보
  • 사이드 각에서 핵심 타깃 암살
  • 적 궁극기 강요 또는 소모
  • 아군 메인 라인의 압박 보조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힐러가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게 힐러의 새로운 정석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힐량 관리와 팀 케어를 병행해야 하니 난이도는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익히면 게임을 주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결국 오버워치2에서 힐러는 더 이상 뒤에서 조용히 힐만 넣는 역할이 아닙니다. 패시브 회복, 체력 증가, 스킬 밸류 상향이 겹치면서 딜러 못지않은 존재감을 가지게 됐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플랭킹하고 압박을 넣는 것이 경쟁전에서 승률을 올리는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됐습니다. 저처럼 플래티넘 구간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적극적인 힐러 플레이를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적응하고 나면 게임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Tsmy_0cd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