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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를 하면서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2층을 먹었는데 팀은 1층에서 사격장 게임을 하고 있고, 저만 적진 한복판에서 녹아내리는 상황이 반복되면 정말 멘탈이 나갑니다. 저도 시즌3 때 윈스턴을 잠깐 잡았다가 감독과 팀원들한테 '너는 윈스턴 하지 마라'는 금지령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 피지컬만 믿고 내키는 대로 뛰어다녔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다시 윈스턴을 연습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탱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크랙을 냈는데도 지면 그건 정말 팀 차이라는 점입니다.

 

윈스턴의 핵심은 공간 장악과 각 벌리기입니다

윈스턴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 '2층 먹고 빠져라'입니다. 여기서 2층이란 맵의 고지대(High Ground)를 의미하는데, 오버워치에서 고지대는 시야 확보와 엄폐 활용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그냥 2층 올라가서 적 때리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윈스턴의 진짜 역할은 공간을 넓게 쓰는 것입니다. 점프 팩(Shift)으로 2층에 진입한 뒤, 방벽 프로젝터(E, 일명 호빵)를 깔고 좌클릭 테슬라 캐논으로 적을 긁어주면서 어그로를 끕니다. 이때 중요한 건 적 탱커와 정면으로 맞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탱커끼리 1대1로 붙으면 윈스턴은 대부분 손해를 봅니다. 대신 벽을 끼고 포지션을 잡아서 한쪽은 벽으로, 한쪽은 방벽으로 커버하면서 적 후방 라인에게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이 '각 벌리기'라는 개념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적 입장에서 윈스턴이 2층에 있으면 위쪽을 봐야 하고, 아군 딜러가 정면에 있으면 앞쪽도 봐야 합니다. 이렇게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 그러니까 양각(Multiple Angles)을 만드는 게 윈스턴의 핵심입니다. 양각이란 적이 여러 방향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이게 제대로 형성되면 적은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간을 먹었으면 다음은 생존입니다. 방벽이 깨지고 체력이 빠지면 무리하지 말고 바로 빠져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아직 적이 안 죽었는데 빠지면 팀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로는 살아서 돌아와서 다시 궁 게이지를 채우는 게 훨씬 중요했습니다. 윈스턴은 궁극기(프라이멀 레이지)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팀 기여도가 천지 차이거든요.

디바처럼 하면 게임이 망하는 이유

많은 분들이 '디바 잘하면 윈스턴도 잘할 수 있지 않냐'고 묻는데, 저는 실제로 써보니 완전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디바와 윈스턴은 둘 다 다이브형 탱커(Dive Tank)지만, 플레이 방식의 근본이 다릅니다. 디바는 방어 매트릭스(Defense Matrix)로 아군을 보호하면서 부스터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윈스턴은 점프 팩 쿨타임(Cooldown) 동안 완전히 노출됩니다. 여기서 쿨타임이란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을 의미하는데, 윈스턴의 점프 팩은 쿨타임이 6초나 되기 때문에 한 번 진입하면 최소 6초는 적진에서 버텨야 합니다.

프로 선수들을 보면 메인 탱커 선수와 서브 탱커 선수가 따로 있습니다. 윈스턴은 메인 탱커 역할이고, 디바는 서브 탱커 역할인데, 둘이 요구하는 판단력과 타이밍이 완전히 다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뛰어들어서 적 힐러 물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팀원이 따라오지 않으면 저만 죽고 끝나더군요.

일반적으로 '다이브형 탱커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실제로 여러 탱커를 써본 결과 각자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윈스턴은 팀과의 호흡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2층을 먹어도 아군 서브 딜러가 저를 따라 올라와서 크로스파이어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저는 그냥 적 팀의 궁 게이지 셔틀일 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팀이 해줘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겁니다. 제가 공간을 벌리고, 적 후방에 압박을 가하고, 살아서 돌아와서 궁을 채우는 건 제 몫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든 공간을 팀이 활용해주지 않으면, 그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이게 이해가 안 됐는데, 여러 판을 겪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최근 오버워치 커뮤니티에서도 탱커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많습니다. 한 방송에서 둠피스트를 하다가 윈스턴으로 교육 방향을 바꾼 사례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다이브의 기본'을 이해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둠피스트도 다이브형 탱커지만, 윈스턴만큼 명확하게 '공간 먹기 → 압박 주기 → 생존 루트 찾기'의 구조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없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을 깨달은 뒤로 게임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제가 할 거 다 하고도 졌다면, 그냥 '팀 차이네'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멘탈 잡는 게 탱커의 또 다른 역할이거든요.


윈스턴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내 역할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저는 공간을 만들고, 적에게 압박을 주고, 살아서 돌아와 궁을 채우는 사람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팀원이 그 공간을 활용해주지 않는다면, 그건 제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윈스턴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일단 '2층 먹고 빠지기'부터 연습해보세요. 그것만 제대로 해도 최소한 팀에 짐은 되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GOwTFiZgwk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GOwTFiZg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