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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이 자리야를 이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말로 제자리에서 싸우는 게 맞을까요? 저도 다이아1~마스터5 구간을 왔다 갔다 하는 윈스턴 수문장으로서 이 영상 속 판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골드 하위권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 다이아 턱걸이 구간이라고 하는데, 윈스턴이 자리야를 상대로 정면 체급 싸움을 하고 있었거든요.

 

방벽 활용 — 윈스턴의 실력은 방벽에서 갈린다

일반적으로 윈스턴의 방벽은 "전방을 막는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짜리 이해입니다. 윈스턴의 원형 방벽(Projected Barrier)은 반구형 차단막으로, 방벽 안에 있는 아군과 바깥에 있는 적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도구입니다. 이 분리가 핵심입니다. 방벽을 상대 뒷라인에 깔면 상대 탱커가 힐을 받지 못하는 고립 구도가 만들어지거든요.

이번 영상 속 판에서 저를 답답하게 했던 장면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윈스턴이 방벽을 자기 발밑에 깔고 그 자리에서 분무기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시그마의 방벽 운용 방식에 가깝습니다. 시그마의 실험적 장벽(Experimental Barrier)은 일직선으로 전방을 차단하는 구조라 제자리에서 전방을 막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윈스턴의 원형 방벽을 그런 식으로 쓰면 효과가 거의 없어요. 어차피 상대가 방벽 외곽에서 계속 포킹(Poking)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포킹이란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상대를 지속적으로 견제하는 전술로, 자리야 같은 체급 탱커가 가장 잘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영상 속에서 실제로 방벽을 앞으로 뛰어 들어가서 깔았다면 상황이 달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직접 블리자드 월드 1거점에서 비슷한 구도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방벽을 적 뒷라인 힐러와 탱커 사이에 깔았더니 힐 연결이 끊기면서 상대 자리야가 순식간에 압박을 받더라고요. 방벽 위치 하나로 판이 바뀌는 걸 그때 실감했습니다.

점프팩 — 윈스턴이 강한 진짜 이유

윈스턴이 왜 쓰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솔직히 기초 수치만 보면 딜도 낮고 몸도 커서 딜 교환 가성비가 최악입니다. 그런데 점프팩(Jump Pack)과 원형 방벽 세트가 조합되는 순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점프팩이란 지정한 위치로 도약해 착지 충격을 주는 이동기로, 이걸로 상대 탱커를 건너뛰어 뒷라인에 착지하면 방벽이 상대 탱커와 딜러·힐러 사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저는 이걸 "이기적인 방벽 세팅"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보호받으면서 상대 후방은 완전히 고립되는 구도니까요.

이번 판에서 윈스턴이 계속 제자리 점프를 했던 게 팀원들의 불만을 산 핵심 이유이기도 합니다. 팀원 시야에서는 탱커가 점프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리고 그 판단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닙니다. 제자리에서 점프팩을 반복하면 상대 자리야에게 어떤 압박도 주지 못한 채 포킹을 맞는 구조가 계속됩니다. 자리야의 고에너지 포킹(High-Energy Poking)은 자리야가 에너지를 충전한 상태에서 원거리 지속 사격으로 상대를 갈아 먹는 전술인데, 윈스턴이 그 사거리 안에 그냥 서 있으면 우리 팀이 하나씩 잘려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버워치 2의 탱커 역학에 대해 블리자드 공식 패치 노트 및 설계 의도를 보면, 윈스턴은 "기동성과 포지셔닝으로 상대 후방을 교란하는 다이브 탱커"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버티는 체급 탱커(Brawl Tank)와는 설계 자체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윈스턴으로 자리야와 정면 체급 싸움을 하는 건 망치로 나사를 조이는 격이었습니다.

윈스턴의 점프팩 활용에서 제가 실제로 효과를 봤던 방식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상대 탱커를 건너뛰어 힐러 또는 딜러 뒷라인에 착지한 뒤 방벽을 즉시 깔아 힐 연결을 차단합니다.
  2. 자리아 버블(Particle Barrier)이 소진된 직후가 점프 타이밍입니다. 버블이란 자리야가 자신 또는 아군에게 씌우는 일시적 보호막으로, 이게 빠진 타이밍에 들어가야 교환 효율이 납니다.
  3. 거점 압박이 막힌 상황에서는 정면 돌파 대신 측면 또는 거점 터치를 먼저 시도합니다. 저도 며칠 전 블리자드 월드 1거점에서 10초 남기고 무지성 거점 돌진을 했다가 기적적으로 거점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적 진영 전체가 무너지더라고요.

포지셔닝 — 이 판에서 진짜 문제는 어디였나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전투 지형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디에 두느냐를 결정하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오버워치 2에서 탱커의 포지셔닝은 팀 전체의 전선 위치를 결정합니다. 이번 판을 보면서 제가 제일 먼저 느낀 건 "이거는 윈스턴만의 문제가 아니다"였습니다.

상대 조합이 자리야·겐지·소전·키리코·모이라였는데, 이 조합은 사실 탱커를 빠르게 녹일 수 있는 구성이 아닙니다. 자리야가 체급으로 밀어붙이는 구조인데, 그걸 상대하는 방법은 정면 체급 싸움이 아니라 옆구리를 치거나 거점을 밟아서 적이 포지션을 바꾸도록 강제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윈스턴이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빠지게 만드는 겁니다. 거점을 밟으면 적들이 알아서 2층에서 내려오다가 불리한 구도에서 싸우게 됩니다.

트레이서가 정면으로만 돌진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이브 조합(Dive Composition)에서 트레이서의 역할은 측면이나 후방 침투를 통해 상대 힐러 또는 딜러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다이브 조합이란 기동성이 높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상대 후방을 파고들어 혼란을 만드는 전략입니다. 트레이서가 정면에서 뒤지면 윈스턴 혼자 뛰어봤자 숫자 손해입니다. 오버워치 2 공식 게임 디자인 자료(출처: Overwatch 공식 사이트)에서도 다이브 탱커와 다이브 딜러의 동시 진입 타이밍 맞추기를 핵심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포지셔닝에서 가장 실수가 많이 나오는 순간은 "뛰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생길 때입니다. 팀원들이 죽어 나가면 탱커는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그런데 그 타이밍이 오히려 아군 딜러의 궁극기를 기다리거나, 상대 스킬이 소진된 순간을 노려야 하는 타이밍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판도 딱 그랬습니다. 상대 자리야 버블, 키리코 방울이 빠진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제대로 뛰었다면 판이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번 판의 핵심은 "윈스턴은 탱커가 아니라 포식자처럼 운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방벽을 제자리에 깔고 버티는 순간 윈스턴은 몸집만 큰 분무기가 됩니다. 점프팩으로 뒤를 찌르고, 방벽으로 힐을 차단하고, 거점을 밟아 적의 포지션을 무너뜨리는 것. 이게 윈스턴을 윈스턴답게 쓰는 방법입니다. 다음에 블리자드 월드에서 막힌다 싶으면 정면 고집 버리고 일단 거점부터 밟아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dV76hc3Z3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