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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뒤에서 혼자 얻어맞고 있는데 채팅창에는 "탱이 왜 호그 못 자르냐"는 말이 올라오는 상황,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직접 플레이하면서 수도 없이 봤던 장면입니다. 특히 뒷라인이 무너지는 판에서 누구 탓을 해야 하는지는 일반적으로 탱커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상은 전혀 다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탱커정치, 누가 정말 억울한가
솔로랭크에서 게임이 무너지면 가장 먼저 욕을 먹는 건 탱커입니다. 일반적으로 탱커가 앞을 못 막으니까 뒤가 터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여러 판을 뛰어보니 실제로는 딜러와 서포터의 포지셔닝 문제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봤던 한 판도 딱 이런 구조였습니다. 상대 로드호그가 뒷라인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리퍼가 그걸 외면하고 앞에서 탱커 라인과 교전하느라 바빴습니다. 여기서 로드호그란 근거리 후크 스킬로 상대를 끌어당겨 단독 처치하는 탱커 영웅으로, 이동 속도가 느린 대신 뒷라인 기습에 특화된 픽입니다. 뚜벅이라는 특성상 패싱(Passing), 즉 탱커를 무시하고 통과시켜 버리는 전략이 오히려 효과적인데, 그걸 활용하지 못하고 탱커한테 모든 걸 떠넘긴 상황이었습니다.
도미나리사(도미나)는 혼자서 호그를 상대하고, 팀을 정리하고, 심지어 뒷라인 붕괴 위기까지 혼자 막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채팅에서 욕을 먹은 건 탱커였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판은 탱커가 못한 게임이 아닙니다. 탱커한테 뒷라인 터지니까 케어해달라 하는 상황은, 뒷라인이 못 사는 픽을 들고 오거나 포지션을 잘못 잡은 쪽 잘못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탱커정치에서 실제로 눌러봐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탱커가 호그를 못 잡는 게 아니라, 딜러가 호그를 무시하고 탱커 라인만 노린 것인지 확인할 것
- 아나 같은 서포터가 히든(숨기) 포지션을 제대로 활용했는지 여부
- 리퍼처럼 근거리 딜러가 뒷라인 킬각을 봤는지, 아니면 전방에서 무의미하게 맞교환을 시도했는지
뒷라인 붕괴, 진짜 원인은 포지셔닝
뒷라인이 터지는 게임에서 서포터가 욕을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힐이 안 들어오면 힐러 탓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탱커와 딜러의 치감 무시와 포지션 문제가 훨씬 큰 원인이었습니다.
여기서 치감이란 피해 감소 능력치를 말하는데, 탱커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높은 치감 수치를 가지고 있어 힐이 조금만 들어와도 전선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플레이어는 치감 없이 전방 교전에 뛰어들면서 "왜 힐 안 주냐"고 채팅을 칩니다. 저도 힐러로 뛸 때 이런 상황을 직접 겪어봤는데, 앞에 뛰어든 딜러를 따라가다 같이 죽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이 판에서도 아나가 유도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노출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아나의 핵심 역할은 힐 그래너이드(Biotic Grenade), 즉 범위 회복과 동시에 상대 힐을 차단하는 스킬을 적시에 쓰면서 시야 밖에서 아군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선 처리 없이 노출된 상태로 힐을 주다가 쓰러지면, 그게 아나 실력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탱커 입장에서도 힐이 안 들어온다고 하는 판은, 히든 포지션 없이 적진 한복판에 들어간 탱커 쪽 잘못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힐 왜 안 줘"와 "탱 왜 못 막아"의 절반 이상은 본인이 포지션을 잘못 잡은 겁니다.
오버워치2의 팀 구성 관점에서 보면, 팀 전체의 궤도를 설계하는 탱커(1명), 딜을 집중시키는 딜러(2명), 생존을 보조하는 서포터(2명)가 각자의 위협 우선순위를 공유해야 합니다(출처: 오버워치 공식 사이트). 이 역할 분담이 무너지면 탱커 혼자 모든 걸 감당하는 구조가 되고, 그 탱커가 결국 채팅에서 가장 먼저 욕을 먹습니다.
솔직히 이 판, 엠레가 제일 문제였다
저는 이 판을 보면서 솔직히 엠레(Ana와 비슷하게 원거리 지원을 하는 딜러 포지션을 뜻하는 슬랭)의 무빙이 제일 눈에 거슬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잘하는 딜러가 게임을 끌고 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판에서 딜러들의 움직임은 기본적인 로테이션(Rotation)조차 안 됐습니다.
로테이션이란 전투 상황에 따라 공격 각도와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이동 전술입니다. 리퍼 같은 근거리 딜러는 로테이션 없이 정면으로만 붙으면 바로 죽습니다. 그런데 이 판 리퍼는 로드호그가 뒤에서 돌고 있는 걸 외면하고, 앞에서 탱커 라인과 무의미한 1대1을 반복했습니다. 제가 직접 리퍼를 써봤을 때 느낀 건데, 리퍼의 핵심은 적 탱커 뒤로 파고드는 플랭킹(Flanking)입니다. 플랭킹이란 정면 교전을 피해 측면이나 후방으로 우회해 기습하는 전술로, 리퍼의 근거리 산탄 특성상 이게 안 되면 딜 효율이 거의 없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채팅 내용이었습니다. 딜러가 전선에서 제 역할을 못 하면서 탱커한테 윈스(Position Switch, 포지션 교대)를 요구했습니다. 윈스란 서로의 포지션이나 역할을 바꿔 상황을 타개하자는 제안인데, 상대 호그 하나 패싱도 못 하면서 탱커한테 윈스를 권유하는 건 어떤 사고방식인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됐습니다. 저도 그런 채팅 보면 진짜 답답합니다.
게임 내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팀 게임에서 낮은 성과의 주된 요인은 개인 기량보다 역할 인식 부재와 소통 방식의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출처: Journal of Gaming Studies). 이 판도 정확히 그랬습니다. 도미나는 제 역할을 다 했는데 욕을 먹었고, 실제로 문제가 됐던 딜러 라인은 탱커 정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판에서 제일 멀쩡했던 도미나만 욕을 먹은 셈입니다. 저도 가끔 '왜 울편엔 저런 탱커가 없나' 싶은 판이 있습니다. 저렇게만 해주는 탱커 하나 있으면 판 자체가 달라집니다. 다음에 팀원 채팅 보기 전에, 본인이 로드호그 하나 패싱했는지부터 돌아보는 게 먼저입니다. 그게 솔로랭크에서 가장 빠르게 올라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