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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전에서 팀원이랑 싸우다가 결국 판을 통째로 던진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느낀 게 있는데, 싸움 자체보다 그 싸움이 끝나지 않는 방식이 더 문제더라고요. 아나로 플레이하면서 팀원 갈등과 스킬 운용이 한 판에 다 터진 리플레이를 보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수면총은 생존기다, 쿨마다 쓰는 CC기가 아니다
아나를 잡고 경쟁전을 돌리다 보면 수면총을 습관적으로 던지게 됩니다. 쿨타임이 돌아오면 일단 누르고 보는 거죠.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그게 실제로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더라고요.
수면총의 핵심은 CC기(군중제어기)로서의 가치입니다. CC기란 상대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수면총은 그중에서도 잠재우는 방식이라 아군이 후속 타격을 해줘야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아군이 따라와 줄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대가 쏟아져 들어오는 한복판에서 수면총을 날려봤자 아군이 폭행할 때 맞춰 일어나 버리면 사실상 낭비예요.
제가 직접 리플레이를 돌려봤는데, 실제로 수면총이 적중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경우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상대 스킬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태에서 날렸거나, 아군이 이미 흩어진 뒤였습니다. 쿨이 들어왔으니까 누른다는 마음으로 찾으면서 던지게 되니까, 정작 써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거죠.
효과적인 수면총 운용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원시의 분노, 석양 같은 궁극기(궁극기란 게이지를 채워 발동하는 강력한 필살기를 의미합니다)에 카운터로 사용한다.
- 상대가 나에게 진입해 오는 순간, 생존기로 사용한다.
- 상대 탱커의 방벽이 빠진 타이밍을 확인하고 힐밴(힐밴이란 대상의 치유를 일정 시간 차단하는 효과입니다)을 함께 운용한다.
- 스킬 쿨타임이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눌러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상대 디바와 자리야가 맞붙는 상황에서 디바 체력이 낮아졌다면, 그건 자리야가 방벽을 소모했다는 신호입니다. 스노우볼(스노우볼이란 초반 이득을 바탕으로 유리함을 계속 굴리는 전략을 말합니다) 연계를 노린다면 바로 그 타이밍에 생체수류탄과 힐밴을 결합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걸 조합마다 몸으로 익히는 데는 경험이 필요하고, 리플레이를 통해 내가 어떤 타이밍에 스킬을 썼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이라는 걸 저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게임 내 스킬 활용도와 관련해서 국내 게임 연구 분야에서도 자원 관리 개념이 강조되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 이용자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경쟁 게임에서 전략적 자원 운용 능력이 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포지션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정치 안 하는 것이다
팀원 채팅창이 불타기 시작하는 건 대부분 공수 교대 대기 시간입니다. 직전 한 타에서 쌓인 감정이 한꺼번에 터지는 구조예요. 위도우가 아나한테 먼저 한마디 던지고, 아나가 반응하고, 거기서 편승하는 사람이 나오면서 채팅창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방식입니다.
제가 오버워치를 하면서 느낀 건, 싸움 자체보다 싸움을 마무리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아녜요. 그냥 하시죠. 이런 식의 마무리는 상대방 입장에서 절대 좋게 읽히지 않아요.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 말을 들으면 대화를 끊어버린 게 아니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적어도 시비 발언 죄송해요, 같이 해봅시다 정도까지는 해야 그 싸움이 마무리되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사과를 꼭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끊으려면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흥미로운 게, 막상 그 위도우 시점을 보면 힐을 못 받았다고 할 만한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황족 케어를 받다가 본인이 포지션을 최악으로 잡고 죽은 케이스예요. 저격수 포지션을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위도우나 한조 같은 저격수 픽은 포커싱(포커싱이란 팀 전체가 동일한 한 명의 적에게 집중 공격을 가하는 전술입니다)을 팀에 유도해야 하는 역할인데, 정작 팀한테 포커싱 좀 해달라고 채팅을 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자기가 해야 할 걸 남한테 요구하는 거죠.
포지션 문제도 비슷합니다. 디바로 탱킹을 하면서 자리를 넓혀야 하는 상황인데, 팀원한테 자리 좀 넓혀봐라는 채팅이 나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요. 저도 이 리플레이를 보면서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포지션이 이렇게 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정작 채팅에 에너지를 쓰고 있으니까요.
힐러 입장에서 포지션을 잘 잡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살아남는 게 아닙니다. 힐을 줄 수 있는 범위와 시간이 늘어나고, 스킬을 아낄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어그로(어그로란 적의 공격 대상이 되는 위협도 수치로, 힐러가 어그로를 받으면 집중 공격을 받게 됩니다)를 덜 받는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팀 전체의 생존율을 올립니다. 제 경험상 포지션 하나만 바꿔도 같은 실력으로 훨씬 더 편하게 힐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못하는 사람일수록 선빵성 정치를 많이 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이 정치 대상이 될까봐 먼저 긁는 거예요. 잘하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면 적어도 맞는 말로 하거든요. 이건 게임 심리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데, 한국심리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경쟁 환경에서 자기 보호를 위한 선제적 비난 행동은 자존감이 낮거나 실패 귀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성향과 연관됩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오버워치가 인내심 수련 게임이라는 말을 저도 실감합니다. 무지성 정치를 보면서 가만히 있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결국 채팅에 에너지를 쏟을수록 정작 수면총 타이밍, 포지션 체크, 상대 스킬 빠지는 것 확인 같은 데 집중을 못하게 됩니다. 나이가 있고 게임 감각이 올라오는 속도가 더딘 분들일수록, 머리로 이해하고 리플레이로 익히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나 피드백은 볼 때마다 배우는 게 있고, 저도 계속 유익하게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