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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번 패치 노트를 처음 읽었을 때 "블리자드가 무슨 생각으로 이걸 냈지?"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밴 시스템이 손질되고 영웅 밸런스 조정이 대거 쏟아졌는데, 기뻐해야 할 영웅이 울고 있고 갑자기 날뛰게 된 영웅이 생겨난 패치입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원들과 메타 분석을 나눴는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빠르게 수혜 영웅을 선점하는 쪽이 랭크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로비 밴과 선호 영웅 보호 — 밴 시스템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이번 패치에서 밴 픽(Ban/Pick) 시스템, 즉 영웅을 선점하거나 경기에서 배제하는 투표 구조가 꽤 정교하게 다듬어졌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경은 선호 영웅에 마이너스 가중치가 생긴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설정한 1순위 선호 영웅은 밴 단계에서 -3표의 가중치를 갖게 됩니다. 여기서 가중치란 밴 투표 시 각 영웅에게 누적되는 점수를 말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밴될 확률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1순위 밴은 +7점, 2순위는 +5점, 3순위는 +3점이 붙는데, 선호 영웅의 -3점은 3순위 밴 한 장을 무력화시키는 효과라고 보면 됩니다.

제가 직접 경쟁전을 돌려보면서 느낀 건, 예전에는 팀원 중 한 명이 아무리 특정 영웅을 주력으로 쓰더라도 상대가 밴 한 번으로 그 영웅을 잘라낼 수 있어서 경기 전부터 사기가 꺾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이제 -3점 보호가 생겼으니 모스트 픽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조금 숨통이 트이는 변화입니다.

여기에 더해 로비 밴(Lobby Ban)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로비 밴이란 양 팀 전체의 투표를 합산해 계산하는 다섯 번째 밴 슬롯을 말합니다. 양 팀 모두 최소 한 표씩 투표했고 해당 영웅의 총 투표 수가 10점 이상이면 자동으로 밴 처리됩니다. 쉽게 말해 양 팀 모두가 특정 영웅을 꺼린다면 양측 합의 하에 그 영웅을 아예 경기에서 제거하는 제도입니다. 게임 밸런스 측면에서 사기 픽을 자연스럽게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이번 밴 시스템 변경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순위 선호 영웅: 밴 단계에서 -3점 보호 적용
  • 밴 투표 가중치: 1순위 +7점, 2순위 +5점, 3순위 +3점
  • 로비 밴: 양 팀 합산 투표 10점 이상이면 5번째 밴으로 자동 처리
  • 같은 팀에서 동일 영웅을 선호해도 -3점은 중복 적용되지 않고 1회만 인정

게임 내 밴 시스템 설계에 대해 게임 연구자들은 "플레이어의 에이전시(자율성 및 선택권)를 보존하면서 메타 쏠림을 완화하는 구조적 장치가 장기 리텐션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합니다(출처: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영웅 너프·버프 총정리 — 이번 패치의 수혜자와 피해자

제가 솔직히 이번 패치에서 가장 황당했던 부분은 에코입니다. 부분 스캔이란 에코가 복제 궁극기를 사용할 때 일정 비율로 궁극기 게이지를 채운 상태로 시작하는 특전을 말하는데, 이번에 50% 충전에서 30%로 내려갔습니다. 전탄 발사 특전도 추가 발사 횟수가 3발에서 2발로 줄었습니다. 에코가 지금 메타를 지배하는 사기 픽도 아닌데 주력 특전을 연달아 칼질한 건 "안 쓰는 특전을 버프하지 왜 쓰는 특전을 너프하냐"는 생각이 드는 처사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픽률이 높은 게 강해서라기보다 그 특전 조합이 가장 무난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거든요.

반면 저는 겐지 버프가 이번 패치 최고의 시너지 조합이라고 봅니다. 튕겨내기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10초에서 8초로 단축됐고, 명상의 초당 회복량이 35에서 50으로 올랐습니다. 여기서 명상이란 겐지가 튕겨내기를 사용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패시브 효과를 말합니다. 쿨다운이 줄었으니 더 자주 쓰고, 쓰는 동안 더 많이 회복하니 생존력이 확 올라간 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달라진 체감이 상당했습니다.

리퍼는 체력이 300에서 275로 깎이고 잔존하는 망령 특전의 이동 속도 증가도 40%에서 30%로 줄었습니다. 솔직히 리퍼는 너프받을 만했습니다. 근거리 전투에서의 압도적인 딜과 생존력이 너무 낮은 리스크로 유지되고 있었거든요. 미즈키는 제가 봤을 때 이번 패치의 최대 수혜자입니다. 종이인형 분신술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12초에서 11초로 줄고 지속 시간이 4.5초에서 5.5초로 늘었습니다. 종이인형 분신술이란 미즈키가 분신을 소환해 적을 교란하고 이동하는 생존기를 말합니다. 스킬을 쓰면 쿨다운이 단축되는 시너지까지 감안하면 체감상 거의 상시로 분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진짜 끔찍한 버프입니다.

모이라도 놓치면 안 됩니다. 구슬(Orb)의 초당 공격력이 50에서 60으로, 초당 치유량이 65에서 75로 올랐고 오브 하나당 최대 피해량도 200에서 250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서 오브란 모이라가 투척하는 구체 형태의 스킬로, 적에게는 지속 피해를, 아군에게는 지속 회복을 주는 핵심 기술입니다. 게임 밸런스 패치 연구에서는 힐러 영웅의 공격 효율 상승이 전체 팀파이트 다이내믹을 크게 뒤바꾸는 요소로 꼽히는 만큼(출처: Blizzard Entertainment 공식 패치 노트), 모이라의 이번 버프는 메타 판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인하르트의 화염강타 데미지가 120에서 125로 오르고 발사체 속도도 빨라진 건 당연히 해줘야 할 패치였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정도 수치 버프만으로는 라인하르트가 경쟁전에서 다시 올라오기 어렵습니다. 특전 구성 자체를 갈아엎지 않으면, 체력이 줄었을 때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거나 화염강타 적중 시 쿨다운이 단축된다거나 하는 식의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여전히 애매한 탱커로 남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번 패치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미즈키와 겐지를 빠르게 손에 익히는 것이 이번 시즌 랭크 점수를 올리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모이라나 메이의 좌클릭 사거리 15m 버프도 에임 부담이 적은 플레이어들에게 광물 티어 탈출의 실질적인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블리자드의 패치 의도를 늘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메타의 흐름을 먼저 읽고 조합을 선점하는 쪽이 결국 유리하다는 건 경쟁전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신규 영웅 추가 이후 1

2주 내에 핫픽스 패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 메타에 너무 깊이 올인하기보다는 2

3개 영웅의 호환 조합을 함께 준비해두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k4UJRMY6i8